지난 2일 한 학원 강사가 배달기사에게 "공부 잘했으면 배달일 하겠냐"고 막말을 퍼부은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사건은 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로 세상에 알려졌다. 배달대행업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글쓴이는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여기에 글을 한번 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글쓴이에 따르면 배달대행업체 기사는 지난 1일 음식점 배달 대행 요청에 따라 한 학원으로 배달을 하러 갔다. 학원은 배달 앱을 통해 음료를 주문했으나 주소를 잘못 적어 배달원은 두 번 배달을 가야 했다.
배달원이 이에 학원 강사(셔틀 도우미)에게 배달비 3000원을 요구했고, 현금이 없던 학원 강사는 계좌이체를 하겠다며 배달원을 5분에서 10분 정도 밖에 세워뒀다. 기다리던 배달원이 다른 배달 주문건 때문에 학원 강사를 찾아가 "일단 결제부터 해달라"고 요구하자 강의 중이던 강사는 짜증 내며 돈을 지불했다.
강사는 이후 배달대행업체에 전화를 걸어 막말을 퍼부었다. 녹취록에 따르면 "할 수 있는 게 배달 밖에 없으니 거기서 배달이나 하겠지" "본인들이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으면 그런 일 하겠냐"는 등 비하 발언이 담긴 폭언을 쏟아냈다. 글쓴이가 "인권 비하적 발언은 하지마시라"고 했지만, 강사는 "내가 만원도, 이만원도, 삼만원도 줄 수 있다. 본인들 세 건 해봐야 겨우 만원 버는 거 아니냐"고 막말을 이어갔다. "애초 주소를 제대로 기재했으면 이런 일이 없지 않느냐"는 글쓴이의 말에도 "기사들이 뭘 고생을 해. 오토바이 타면서 부릉부릉하면서 문신하고 놀면서 음악 들으면서 다니는 거 내가 모를줄 알아. 남한테 사기치면서 그렇게 3000원 벌면서 부자돼라. 딱봐도 사기꾼들이지 니네가 정상인들이냐. 문신해놓고 다 그런 애들이지"라고 끝없이 망언을 퍼부었다.
글쓴이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 어느 가정의 한 구성원으로써 저런 말까지 들어야 되냐"며 "그렇게 우리가 실수를 한 건지 궁금하다"고 울분을 토했다.해당 녹취록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며 네티즌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네티즌들은 "미친 인간, 이건 신상 공개해야 된다" "손이 떨려서 녹취록을 도저히 들을 수 없는 저급한 수준"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논란이 일자 이에대해 해당 학원 본사가 입장문을 발표했다. 3일 청담러닝은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폭로 당시 막말을 한 학원 관계자는 학원 강사로 알려졌지만 청담에이프릴어학원 측은 ‘셔틀 도우미’라고 해명했다.해당 직원은 에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에서 1개월정도 셔틀 도우미로 근무했고, 2월 1일 마지막 근무 후 사건이 발생한 2일 퇴사했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되어 본사와 해당 가맹점 모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본사는 "재발방지차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요청한 상황이고 15년 이상 가맹사업을 운영하며 어디서도 이와 같은 사례가 전무했기 때문에 본사 및 모든 가맹점 직원 전체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본사는 가맹점과 함께 재발방지 및 양질의 교육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욱더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한편 배달 기사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논란이 커지자 “이번 사건과 청담 에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학원에 대한 별점테러와 악의적인 비난은 멈춰 주시라”고 밝혔다. 이는 피해자가 당부한 사항이라고 했다.라이더유니온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배달기사에 대한 갑질 녹음 파일은 피해자가 올린 게 아님을 밝힌다”며 “피해자는 이 사건이 인터넷상에 회자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라이더유니온은 “피해자가 바라는 것은 폭언을 한 손님의 진심어린 사과”라며 “손님은 공인이 아니며 개인일 뿐으로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는 사회적 비난을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아울러 “피해자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나쁜 손님에 의해 발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배달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배달노동자들에게도 최소한 감정노동자 보호법을 적용하고 여타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담에이프릴어학원, 배달원 막말...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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